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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인의 슬픔 2008

사막에 살다

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. 6. 4. 08:51

사막에 살다 / 나호열

 


사막에 살기 위하여 나는 늑대가 되었다
숲에서는 모두들 나를 피해 달아나지만
이곳에서는 오로지 나 혼자일 뿐
혼자만의 바람이 불고
혼자만의 달이 떠서
추위에 떨고 있는 나와
혼자 부르는 어떤 이름과
돌아갈 길을 잃어버리는
이곳에서 멀다 사랑이여
굶주림으로 달려가는 저 꽃밭
지평선 너머로 솟아오르는 태양의 붉은 피에
온몸이 젖도록 울어
사막에서 늑대를 기다리는 일처럼
무섭고 즐거운 일은 없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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